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 오은영 박사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 오은영 박사
국민육아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끔 지역맘 카페에 들어갔는데, 이 책을 찾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이 보였다. 다 읽고나서 판매에 내놓은 사람, 빌리고 싶다고 시립도서관에 있는지 묻는 사람, 읽고 싶은데 팔거나 일주일만 빌려달라는 사람 등등. 그래서 새로나온 책인지뭔지, 베스트셀러인지뭔지 모르고 그냥 궁금해 하던차에 아파트 도서관에서 그냥 턱~하니 놓여있는 것이 보여 빌리게 된 책. 그 당시...벌써 6~7년 전이었나? 이 책이 나왔을 때 엄마들 사이 폭풍세브스셀러였다. 그런데 읽고나서 너무 좋아서 나도 책을 구매하였다. 지금까지도 정말 좋은 책. 꼭 육아서로서가 아니라 감정조절과 사람관계라는 측면에서 읽으면 좋은 책이다. 혹시 이 책을 일부로 찾아온 사람이 아니라도, 이 포스팅을 보게 된다면 이렇게 우연히 눈에 든 이 분의 책이나 글은 꼭 지나치지 말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소장책!
도서관에서 빌린책이 아무리 좋아도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정말로 다시 읽으리라는 생각이 안 들기 떄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바로 구매를 하였고 지금도 아끼는 책 중 하나이다. 이렇게 예전 독서기록을 다시 블로그에 옮기는 김에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몇 권 있는데 이 책은 바로 다시 읽을 예정이다.
사실 이 책을 읽었을 당시, 책 제목을 보고 "우리 아이는 준수하게 잘 참는 편인데? 나도 가끔은 욱하지만 이런 제목의 책이 필요할 정도는 아닌데?"라고 생각하였는데, 비정상적으로(?) 욱하면서 화를 내는 부모님이나 과잉행동장애가 있거나 부모가 두손두발 다 든 못 참는 아이가 아닌, 정말 자연스러운 '아이다움'으로 참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즉, 나와 나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물론, 나와 같이 무난~한 부모와 아이뿐만 아니라 본인의 행동이나 아이의 행동으로 고민을 많이하는 엄마들(아빠들) 역시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잠깐 다른 얘기지만,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빠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조금 있어서 좋았다.
요즘 육아서를 조금 멀리하고 다른 책을 읽자고 많이 생각하던 중인데, 이 책은 이러한 순간에 내가 읽은 많은 육아서 중에 베스트3에는 들어가리라. (베스트2일듯하다. 베스트1은 엄마의 말공부)
가장 인상깊게 남은 부분은 훈육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 동안 나에게 "훈육"이라는 것을 "아이를 혼내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깨닫는 나름 충격의 순간이었다. 그 동안 나는 '훈육하는 방법=혼내는 방법'이어서 아이가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방법들로 생각하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래서 여러 개의 육아서를 통해서 그 동안 아이에게 '혼낼 일'이 생기면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공감도 해주고(너가 ~~한 좋은 마음으로 그랬구나~, 그래도 엄마는~ 했으면 좋겠어) 토닥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훈육이란 '혼내는 일'이 아니고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아이에게 질문하지 말아야한다고 한다. 책에 나온 예는 완벽한 예시였다. 아이에게 초록색 신호등일 때 건너고, 빨간색일 때 멈춘다는 것을 가르칠 때는 질문이 없다. 아이에게 왜 색깔과 상관없이 길을 건너고 싶은지, 저 쪽에 빨리 가고 싶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때 아이의 기분은 전혀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왜 빨간색인데 건너려고 했어? 아~ 빨리 건너가서 아빠를 안아주고 싶었구나~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그랬구나~ 하지만 빨간색 신호등일 때는 건너면 안돼"라는 것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예외사항이 없기에 아이에게 믈어볼 필요없이 단호하게 빨간색 신호일 때는 절대로 길을 건너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르침은 짧아도 40분에서 2시간이라는 것은 정말 뒷통수를 맞은 듯한 놀라움을 주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이 훈육을 생활에서의 가르침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가끔 정말 중요하게 가르쳐야하는 일들을 이야기한 것이다.
분노의 사회, 한국. 보복운전부터 묻지마 살인이나,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 등....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욱하는 사람들. 나도 이러한 사회를 보고 이 사회는 결핍의 사회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이를 통해 '욱'의 되물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담담이 여러 상황들을 예로 들면서 광범위하게, 하지만 그러면서 자세하게 많은 조언들을 이야기처럼 해 주고 있다. (요즘은 리얼리티방송을 생중계하고 있는 나라같지만)
못참는 아이는 없고 얌전한 아이만 있더라도, 욱하는 부모가 아니라 그냥 조금만 화를 내는 부모라도 한 번 정도는 꼭 읽었으면 하는 책. 두 번 세 번 읽고 싶은 육아서는 많지 않았지만, 이번 책은 다 시 한 번 꼭 읽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