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인생공부 - 조정애
새로운 자기계발서의 등장
아이들이 어렸을 때 육아서만 줄줄이 읽다가 읽었던 자기계발서였다. 자기계발서들이 뻔하디 뻔해서 그만보려고 '노력'중이었는데, 그 당시 이 책은 정말 대 만족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큰 기대는 사실 하지 않았다. 결혼한지 얼마 안 되어 이혼하고, 빚쟁이들에게 쫓긴다는 이 책 저자의 설명과 책 내용 설명은 나에게 너무 극적인 삶이었기 때문이다. 이혼은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지만(지인 중에도 있고, 이혼 고민하는 지인들도 있으니) 빚쟁이들에게 쫓긴다니!! 너무 먼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열정' '자신감' '더 많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는 나였기 때문에 "서른을 넘으면" "인생 뒤집기 공부"를 하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닿아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책장을 넘기면서 첫 생각이 든 것은 '평범해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행복론이나,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 요즘, 자기계발을 어떻게 하고 목표에 어떻게 달성하는지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읽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자기 목표는 그림을 그려 가시화하고 매일매일 꿈꾸라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하지만 조경애 저자님의 이야기는 달랐다. 일단 그녀의 삶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하여 선을 봐서 결혼을 이른 나이에 하게 되었지만, 결혼하고 얼마 안 있다가 남편의 멸시를 받는 하루하루의 반복 속에서 이혼을 하게 되고, 그 후에도 그녀의 그녀의 아들, 시댁과 많은 일이 있고(너무 많이 쓰지 않겠음) 그 후에 혼자 다시 시작하고나서도 잘못된 만남으로 수배자가 되어 살아가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는 한편의 소설과 같이 먼 이야기였다. 휘리리릭 읽히지만 멀고 먼 이야기. 이것은 뻔한 성공학개론이 아니었다. 남의 불행에서 나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지만, 어떻게 그녀는 이 어려움을 버티고 살았을까...존경심과 함께 지금 복에 겨운 내 자신이 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하지 못한 삶과 의지
더욱이 책을 계속 읽다보면 더더욱 놀랍다. 그녀의 나이는 모르겠지만 98년때 40대 초반이었고, 빚청산은 2008년에야 가능하였다. 즉 지금으로부터 10년도 안 된 시간 속에서 그녀는 변화를 꾀하여 지금과 같이 교수가 되고, 자기계발 강사가 되고, 4권의 책을 쓰게 되었다. 정말 놀랍고, 존경스러웠고, 나는 노력하지 않는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을 읽는 동안 힘을 얻고, 이렇게 해볼까?하는 의지가 생겼다면, 이 책은 처음으로 읽어내려가면서 내 자신에게 "이 멍청아, 열의 부족이고 믿음 부족이야! 일단 지르고 봐! 너의 꿈을 그리기만하면 뭐해! 죽이되든 뭐가 되든 일단 행동해!"하고 내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면서 호통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요즘 내가 "5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 책은 더욱 더 나에게 다가왔다. 실제로 사람들은 오늘을 그냥 살아간다. 그런데 그 오늘과 오늘이 모여서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모여서 한 달이, 1년이 되고 이것이 모아 5년이 되는데 5년이면 사실 무엇이든지 가능한 시기이다. 100kg인 사람이 60kg를 뺴서 더 살쪄야 한다고 걱정할 수 있는 시간이고, 교대에 들어가 이제 막 임용에 합격해 있을 수 있는 시간이고, 유학을 갔다올 수 있는 시간이고, 대학원을 마치고 이제 박사를 언제 마치나 고민할 수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많이 지금이나 5년이나 같이 지내고 있다. 이 책은 당장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각 단원의 제목도, 그 밑의 명언들도 너무 마음에 들었던 책. 한 번은 들어보았을법한 고전명언부터 오바마의 말이나 정형돈의 말까지. 인위적인 '화이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책 중간중간에도 자연스럽게 몇 개의 명언들을 만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물흘러갈 듯 지나가서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책은 단순하게 이론들만 펼치거나, 외국의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몇 년간 대기업이나 외국계기업에서 일하면서 멋지게 임원까지 하여 터득한 자기계발법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 나에게 운전을 가르쳐준 운전면허강사님이, 나의 학원버스를 운전하던 운전기사님이, 어쩌다 들어간 허름한 식당의 서빙하는 분이 나에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내가 아는 시간에서, 내가 아는 사회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하고 이루어낸 이야기이다. 이러한 생동감은 책을 읽어내려가며 조경애 작가님과 함께 같이 분노하고, 같이 무서워하고, 같이 마음아파하고, 같이 좌절하고, 같이 할 수 있다는 힘을 내게 된다.
나는 나름 자기계발서가 인기 있어지기 전부터 자기계발서를 좋아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이런 느낌의 자기계발서는 처음이었다. 그 후 더 많은 책을 낸 조경애 저자님. 그 중에서 크게 빵터진 책은 없지만, 이 책만큼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 같아 찾아 읽어야겠다.